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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마지막 설계, '상속설계' 345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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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아 있는 시간보다 더 오랜 시간을 죽어 있어야 한다"(마이클 킨슬리)

인간이 죽음을 준비해야 하는 하나의 이유다. 그럼에도 죽음을 미리 떠올려보는 건 쉽지 않다. 두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늘 미루고, 애써 회피한다. 하지만 준비가 덜 된 죽음은 미련일 수 있으며 고통일 수도 있다.

인연을 소중히 여겨 '손글씨'로 쓴 편지와 연하장을 매년 2만 장이나 보내는 올해 일흔여섯의 일본 변호사가 있다.

'운을 읽는 변호사'라고 불리는 니시나카 쓰토무다.

"오랜 변호사 경험으로 볼 때 운에 가장 치명적인 분쟁은 무엇인가?"
"상속 분쟁이다. 상속 다툼은 반드시 자식 대에까지 나쁜 영향을 미친다. 가장 큰 불운이다."

국내 재벌 대기업 2곳 가운데 1곳은 형제 등 혈족 사이에 상속재산이나 경영권을 두고 다툼을 벌이고 있다. 2014년 재벌닷컴에서 공정거래위원회 자산 기준 40대 재벌그룹을 분석한 결과, 형제간의 상속·경영권 분쟁이 있었던 그룹이 17곳이나 됐다.

삼성과 CJ 간의 상속분쟁, 현대 家, 한화그룹, 태광그룹의 상속분쟁, 롯데 家의 부자·형제 사이 분쟁이 쉽게 떠오른다.

세상의 흐름을 날카롭게 예측해냈던 선대 경영인들은 왜 이를 예측하지 못했을까? 왜 준비하지 않았을까? 내세관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들 선대 피상속인의 마음은 어쩌면 평화롭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설계 없는 인생은 없다.

만일 그렇다면 이는 소일(消日)에 불과하다. 그래서 다들 인생을 계획하고, 설계하고 또 준비한다.

인생의 설계에는 여러 단계가 있다. 학업설계, 결혼설계, 내 집 마련 설계, 재무설계, 은퇴설계, 노후설계들이다. 그런데 결정적으로 놓친 게 하나 있다.

바로 '상속설계'다.

무슨 상속설계냐고? 미국 등 해외에는 이미 보편화 되어있는 'Estate Planning(상속설계)'란 것이 있다. 재무설계만큼이나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으며, 상속설계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 로펌이 즐비하고, 전문서적은 물론 전문학회도 다수다.

작년 뉴욕 변호사협회 연례세미나의 주제가 '외국에 있는 상속자산을 어떻게 처리할것인가'였을 정도. 이웃 일본에는 'しゅうかつ(終活, 종활)'이라는 개념으로 자리 잡았다. 신문에 공고를 내고 '생전 장례식'을 치른다. 고마운 분들과 미리 작별의식을 행하는 것이다.

내가 묻힐 장소를 미리 답사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인터넷 비밀번호 등 디지털 유품을 전문적으로 처리하는 서비스를 내거는 로펌만도 수십 군데다. 로펌이 나서서 의료·세무 등과 협력해 죽음과 관련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범위를 좀 더 좁히면 상속과 관련된 종합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상속설계인데, 우리 사회에는 아직 익숙하지 않은 개념이다.

사실 상속 없는 나라는 세상에 없다. 가족법과 세법에 상속제도가 존재하는 이상 상속 서비스는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유언장이나, 재산 상속, 상속세 납부를 도와주는 법률·세무 서비스는 우리에게도 익숙하다.

금융회사의 각종 재무설계도 상속 서비스를 이야기하지만, 실상은 금융상품 판매 전략에 불과하다. 우리네 상속 서비스는 딱 여기까지다.

시대는 '토탈'이자 '융합'이며, '원스톱'이다.

죽음을 피할 수 없기에 상속이라는 절차는 어느 인생이건 맞닥뜨려야 할 마지막 법적 절차다. 그래서 준비가 필요하다. 아울러 정리가 필요하고, 이는 마땅히 자기 결정이어야 한다. 하지만 언젠가 죽음을 맞이할 우리 모두에게 금융·법조·세무업계 어디에도 주체적이고 종합적 의미의 '상속설계'는 없다.

상속설계는 단지 재산 상속만의 문제가 아니다.

내 명예, 내 의지, 내 역사, 내 유품을 세상과 후손들에게 남기는 마지막 설계다.

상속설계는 단지 상속세만의 문제가 아니다. 물론 적정한 상속세 납부와 절세는 기본이지만 제대로 된 상속 의지를 담고, 법적 요건을 갖춘 유언장을 정비해 두는 것 또한 중요한 절차다. 평생 쌓은 자산과 명예를 사후에도 어떻게 지켜나갈 것인지를 준비하는 것은 결코 헛된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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