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세무서·지방국세청 단위로 운영됐던 '납세자보호위원회'가 국세청 본청에도 만들어진다. 납세자들이 부당한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는 시시비비를 가릴 기회가 한 번 더 생긴 셈이다.

1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이하 조세소위)에 따르면 조세소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국세청 납세자보호위원회 설치' 내용을 담고 있는 국세기본법 개정안(정부안)을 통과시키자는데 잠정합의했다.

현재 국세청은 세무조사와 관련한 납세자들의 불만 목소리를 듣고자 세무서, 지방국세청에 납보위를 두고 있다. 납세자가 '위법·부당한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는 안건을 냈을 때, 납보위는 심의를 거쳐 세무조사 중지(일시중지)를 세무공무원에게 요구하는 구조다.

그러나 납보위가 납세자의 권익보호 보단 과세당국에 유리한 해석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납보위에 오른 안건은 595건이었는데, 이 중 시정된 부분은 절반(299건)에 그쳤다. 납세자의 권익보호에 적극적이지 못하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개정안에 따라 앞으로 국세청 본청에도 납보위가 새로 생긴다.

납보위는 위원장(공무원 제외)을 포함해 18명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세무서·지방국세청 납보위의 심의를 거친 결정에 대해 납세자는 '7일 이내'에 국세청장에게 그 결정의 취소·변경을 요청할 수 있다.

이 같은 조치로 위법·부당한 세무조사 등에 대한 납세자의 권리구제가 보다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세행정에 과도한 부담을 초래할 우려도 존재한다. 세무서·지방국세청 납보위의 결정에 대해 납세자들이 신뢰하지 않으며 본청 납보위에 재심요구가 집중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이 때문에 향후 납보위를 구성할 외부위원 비율을 높이는 등의 제도적 장치가 마련될 전망이다.

세무서·지방국세청 납보위의 심의를 거친 결정에 대해 납세자가 이의제기를 위해 필요한 기한(7일 이내)이 다소 촉박하다는 의견도 있어 재심 절차 과정에서 향후 연장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또한 납보위의 민간위원들도 공무원과 똑같이 처벌을 받게 된다. 납세자의 권리보호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공적인 업무를 수행한다는 근거에서다. 납보위 민간위원에 대한 벌칙을 적용할 때 공무원 의제를 적용한다는 조항을 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