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론의 자유를 억압할 목적의 세금은 위헌 ☆

   관습법의 관점에서 표현된 헌법 조항의 해석은 시민적 또는 정치적 상황에

부적합하다고 이 나라에서 거부되었던 관습법의 원칙에 의해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이 경우 신문 소유주가 정부 지원을 위한 ‘일반적인 형태의 과세’(the ordinary

forms of taxation)로부터 면제된다는 것을 암시하려는 의도는 아니다.

   문제의 세금은 ‘일반적인 형태의 세금’(an ordinary form of tax)이 아니라,

언론의 자유를 적대적으로 남용해 온 오랜 역사를 지닌 유일한 세금이다.

이 경우 언론에 대한 과세의 사용 방식은 그 자체로 의심스럽다.

   즉 이는 광고의 양으로 측정되거나 제한되는 것이 아니라, 출판사에 불이익을

주고 특정된 신문 그룹의 발행 부수를 줄이려는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광고가

게재되는 출판물의 발행 부수 정도에 따라 측정되거나 제한된다.

   - Alexander George Sutherland (1862~1942), 영국 태생의 미국 법학자 겸

     정치인으로 미국 연방대법원 대법관(1922~1938), 상원의원(1905~1917),

     하원의원(1901~1903),

  출처 : 미국 연방대법원 1936.2.10. 선고 Grosjean v. American Press Co., 297

           U.S. 233 (1936) 사건 판결

<해설>

1. 개요

   1934년 루이지애나 주의회는 주당 20,000부 이상 발행하는 신문의 광고를 판매

하는 언론 에 종사하는 특권에 대하여 총수입에 대한 2%의 세금을 부과하는

면허세 과세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에 따라 과세대상 언론사는 3개월마다 사업의 금액과 총 수령액을 보여주는

‘선서 신고서’(a sworn report, 권한이 있는 사람앞에서 위증 시 처벌을 조건으로

작성된 신고서)의 제출과 세금을 납부해야 했으며, 이 의무의 불이행시 경범죄로

간주되며 각 위반에 대해 $500 이하의 벌금이나 6개월 이하의 징역형을 처하도록

규정했다.

   American Press Co.를 포함한 9개의 신문사(출판사)는 면허세 과세대상이 되는

13개의 신문을 소유했다. 신문의 수익은 구독료와 광고 판매에서 나왔으며, 결국

신문에 대한 면허세는 광고를 줄이고 신문의 발행 부수를 제한하는 역할을 했다.

   American Press Co.는 이 세금이 ① 수정헌법 제14조의 ‘적법절차 조항’(the due

process clause)을 통해 시행되는 언론에 대한 수정헌법 제1조의 보호를 위반했으며

② 수정헌법 제14조의 ‘평등보호 조항’(the equal protection clauses)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다.

2. 신문에 대한 면허세 도입 배경

   1928년부터 1932년까지 루이지애나의 주지사와 1932년부터 1935년 암살될

때까지 미국 상원의원을 역임한 미국의 정치인인 휴이 롱(Huey Long)은 선동적이고

자신의 고향 루이지애나 주에 대한 지배권을 확립하기 위해 자행한 전례 없는 행정

독재자로서, 그는 가난한 환경에서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독학으로 법학을 공부하여

3개 대학을 다녔으며, 1915년 변호사 시험을 합격한 후 가난한 원고를 자주 변호

하여 루이지애나 공공 서비스 위원회 위원으로 선출되는 등  일찍부터 정치적 야망이

컸던 인물로 1928년 불만을 품은 농촌 지역 주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제40대

루이지애나 주지사 선거에서 당선됐다.

   휴이 롱(Huey Long)은 1932년 1월 루이지애나의 주지사 선거에서 자신의 뒤를

이어 어린 시절 친구인 오스카 알렌(Oscar K. Allen)을 선택하여 ‘꼭두각시’

(a puppet)로 널리 알려진 알렌(Allen)은 휴이 롱(Huey Long)의 정책을 성실하게

수행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특정 신문에 대한 면허세 과세법안은 1932년 미국 상원의원으로

당선된 후에도 루이지애나 주의회에 대한 지배권을 유지했던 휴이 롱(Huey Long)의

영향으로 1934년에 루이지애나 주 의회의 휴이 롱(Huey Long)의 정치적

동조자들은 그를 비판하는 신문에 세금을 부과하기 위해 총수입에 2%의 세금을

부과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휴이 롱(Huey Long)은 이 세금을 ‘거짓말에 대한

세금’(a tax on lying)이라고 불렀다.

   루이지애나 주의회의 면허세 도입으로 13개 신문이 이 세금의 부과대상이 되었

으며, 그 중 12개 신문에서는 휴이 롱(Huey Long)을 비판하는 사설을 게재한

루이지애나 주립 대학의 학생들을 처벌하기 위한 것이 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기존 언론을 ‘거짓말하는 언론’(the lying press) 이라고 단호하게

비난했던 휴이 롱(Huey Long)은 1930년 3월에 자신의 신문인

The Louisiana Progress를 창간했으며, 이 신문은 경찰, 고속도로 작업자, 정부 트럭

운전사에게 널리 배포될 정도로 매우 인기가 높았다.

3. 소송 진행

   루이지애나 동부지방법원은 신문사(출판사)에 유리한 판단을 내려 신문사(출판사)

로부터 면허세 징수를 금지하는 ‘영구 금지 명령’(a permanent injunction)을 내렸다.

상고심에서 미국 연방대법원은 대법관 전원일치로 이 세금이 위헌이라고 판결했다.

4. 연방대법원 판결

   연방대법원 조지 서덜랜드(George Sutherland) 대법관은 대법관 전원일치 의견에

따라, “주정부가 미디어에 정부 지원을 위한 일반적인 형태의 관례적인 세금을

부과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동의하지만, 이 사건의 특정 신문에 대한 면허세는

언론의 자유를 적대적으로 남용해 온 오랜 역사를 지닌 단 하나의 더 높은 세금은

수정헌법 제1조에 어긋난다” 고 판결했다.

   구체적으로, 연방대법원 서덜랜드(Sutherland) 대법관은 과세를 통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유사한 법을 허용하는 것이 권리장전에 대한 창설자의 명확한

의도에 어긋난다는 점에서 1712년 영국 인지세법(the Stamp Act)과 유사한

법으로, “1765년 영국 정부가 미국 식민지에 신문 업무용 우표를 보냈을 때 실제로

혁명이 시작되었다” 라고 판결문에서 밝히면서, “언론의 자유는 수정헌법

제14조의 ‘적법절차 조항’(the due process clause)에 의해 국가의 공격으로부터

보호되는 기본권이다.” 라고 판결했다.

   서덜랜드(Sutherland) 대법관은 “이 사건의 세금은 출판사를 처벌하고 선택된

신문 그룹의 유통을 줄이려는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광고가 게재되는 출판물의

발행 부수 정도에 의해서만 세금이 부과되어 세금 부과 방식 자체도 의심스럽다.”

“법인은 수정헌법 제14조의 ‘정당한 절차와 평등한 보호 조항’(the due process

and equal protection clauses)의 의미 내에서 ‘사람’(a person)으로 간주

된다.” “신문 발행인이 법인으로 분류되지만, 이는 신문 발행인이 개인과 동일한

언론의 자유에 대한 헌법상의 권리를 갖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 판시하면서

루이지애나 동부지방법원의 판결을 지지했다.

5. 연방대법원 판결의 의미

   Grosjean v. American Press Co., 297 U.S. 233 (1936) 사건 판결은 언론의

자유가 개인에게 적용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신문 발행인(법인)에게도 적용된다는

점을 확립했다.

   이 사건에서 연방대법원은 “첫째로 연방 수정헌법 제1조는 의회는 언론이나

언론의 자유를 제한하는 어떠한 법률도 제정할 수 없다 고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이 주(州) 정부의 권한을 제한하는 것은 아니지만, 주정부는 수정헌법

제14조의 ‘적법절차 조항’(the due process clause)에 따라 표현의 자유나 언론의

자유를 강제로 제한할 수 없다.”

   “둘째로 이 사건의 문제의 세금을 부과하는 행위가 ‘공공 정보의 중요한 원천’

(a vital source of public information)인 언론의 역할을 방해하고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기 때문에 수정헌법 제14조의 ‘적법절차 조항’(the due process clause)에

위반된다.” 고 위헌 판결을 내렸다.

6. Grosjean v. American Press Co., 297 U.S. 233 (1936) 사건이 주는

     교훈

   휴이 롱(Huey Long)의 멋진 외모와는 달리 불손한 말투(irreverent speech),

열정적인 웅변술(fiery oratory), 파격적인 익살(unconventional buffoonery)은 곧

그를 전국적으로 유명하게 만들었고, 그는 ‘킹피시’(Kingfish, 거물)라는 별명으로

널리 알려졌다.

   언제나 가난한 백인들의 옹호자였던 그는 무료 교과서법을 시행했고, 도로와 교량

건설에 관한 거대하고 매우 유용한 프로그램을 시작했으며, 주립 대학 시설을 확장

하고, 모두를 위한 무료 치료를 목표로 하는 주립병원을 건립했다.

   또한 그는 개인 재산을 5천만 달러, 유산을 500만 달러, 연간 소득을 100만 달러로

제한할 것을 제안했으며, 부자에게 과도한 특권을 부여하는 것에 반대했으며,

상속세와 소득세를 인상하고 석유로 벌어들인 수익에 대한 채굴세를 인상하여 자신의

개선정책에 자금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부자와 석유 이해관계자들의 극심한 적대감을

불러일으켰다.

   이처럼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휴이 롱(Huey Long)의 서민적인 태도와 동정심은

그의 무자비한 독재적 평판으로부터 관심을 돌릴 수 있었다.

  (출처 : https://www.britannica.com/biography/Huey-Long-American-politician)

   명목상의 민주당원이었던 휴이 롱(Huey Long)은 그 시대에 익숙하지 않은 종류의

‘급진적인 포퓰리스트’(a radical populist) 또는 ‘파시스트 선동가’(a fascistic

demagogue)로 비난받았으며, 주지사로서 그는 농촌 빈곤층의 사랑을 받는 많은

개혁을 지원했다.

   휴이 롱(Huey Long)은 농촌 지역에서 많은 지지를 받은 반면, 대규모 도시

신문들은 그에 대해 더 비판적인 경향이 있었다.

   휴이 롱(Huey Long)은 주정부와 주의회는 물론 주 전역의 모든 교육, 경찰,

소방직 임명을 개인적으로 통제했으며, 그는 주 민병대, 사법부, 선거관리 및 세금

부과 기관에 대한 절대적인 통제권을 획득하는 동시에 시민들에게는 법적 또는

선거적 구제책을 거부했다.

   1929년에 휴이 롱(Huey Long)은 특별 입법회의를 소집하여 자신의 사회

프로그램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정유회사에 배럴당 5센트의 세금을 부과하는

법안을 제정했으나, 찬반의 격론과 비방이 난무하는 과정에서 휴이 롱(Huey Long)은

라디오 연설을 통해 정유회사 과세도입에 반대한 의원에 대하여는 모두 정유회사에

의해 매수되었다고 선포하는 등 신성모독부터 살인 협박까지 19가지 혐의가 나열된

채 휴이 롱(Huey Long) 주지사에 대한 탄핵안이 제기되었다.

   주 의사당내에서의 난투극, 몸싸움, 표매수를 벌이면서 주 의회 하원을 통과한

휴이 롱(Huey Long)의 탄핵안은 상원에서 3분의 2의 찬성을 얻지 못하여 , 무산

되어 탄핵심판을 거치지 않은 채 중단됐다.

   탄핵 시도가 실패한 후 휴이 롱(Huey Long)은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려면 초법적

수단이 필요하다고 결론짓고 반대자들을 무자비하게 대했다. 살해 위협을 받은

그는 움직일 때마다 경호원들로 자신을 둘러쌌으나, 1935년 60여발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

   루즈벨트 행정부와 불편한 관계를 유지했던 휴이 롱(Huey Long)의 정치적 절정기

였던 1936년 대선 출마를 준비중이던 휴이 롱(Huey Long)은 1935년

루이지애나 주 의사당에서 자신이 비방한 사람의 아들인 칼 와이스(Carl A. Weiss,

의사)에 의해 암살되었으며, 칼 와이스는 즉시 휴이 롱(Huey Long)의 경호원에

의해 사살되었다.

   루이지애나 정치사에서 1960년대까지 휴이 롱(Huey Long)의 지지파와 반대파가

형성되었으며, 휴이 롱(Huey Long)의 긴 정치적 왕조는 그의 가족에 의해 이어졌다.

    그의 아내 로스 롱(Rose M. Long)은 그의 뒤를 이어 보궐선거에서 당선되어

1936년부터 1937년까지 상원의원을 역임했으며, 그의 형제 얼 롱(Earl K. Long)은

3차례(1939~40, 1948~52, 1956~60)에 걸쳐 루이지애나 주지사를,

그의 아들 러셀 롱(Russell B. Long)은 1948년부터 1987년까지 미국 상원의원을

역임했다.

   휴이 롱(Huey Long)은 그의 지지자들에게 자신의 정책을 설명할 때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한다”(The end justifies the means) 고 말했으며,

그는 종종 자신의 입법부가 ‘돈으로 살 수 있는 최고의 국회의원 모임’(the finest

collection of lawmakers money can buy)이라고 농담 했다.

   휴이 롱(Huey Long)이 무모하리만큼 강력하게 추진했던 특정 언론에 대한 과세

법안은 위헌으로 빛을 보지 못하고 사라졌으며, 갑작스런 그의 사망으로 대통령이

되겠다던 그의 꿈도 일장춘몽(一場春夢)이 되었다.

   휴이 롱(Huey Long)은 자기에게 비판적인 언론을 ‘거짓말하는 언론’(the lying

press) 이라고 비난하면서, 자기를 지지하는 신문인 The Louisiana Progress를

창간한 것은 전형적인 ‘내로남불’(Naeronambul, double standards)의 정치인

으로 평가받기에 충분할 것이다.

   정부의 조세제도는 모든 국민에게 공평해야 한다. 물론 조세의 공평성에 도달

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를 수 있으나, 모름지기 세법은 모든 납세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도록 보장해야 한다는 ‘조세의 공평성’(Tax Fairness)을 무시하고,

조세 시스템을 특정 개인이나 특정 집단의 이익만을 위해 만들어지거나, 정치적

목적으로 특정 집단이나 특정 계층을 과세대상으로 입법을 하는 경우, 위헌성은

물론 정부는 국민의 신뢰를 잃게 되고 결과적으로 세금 에 대한

도덕성(tax morale)이 저하된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교훈을 남겼다.

   90여년전 미국에서 일어난 휴이 롱(Huey Long)과 유사한 현상이 우리나라의 정치

현실에서 발생하고 있어 안타까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