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상 법문보다 실질과세가 우선은 아니다 ☆

   칼리굴라(Caligula, 로마 제3대 황제)는 세법을 아주 작은 글씨로 공고

했으며, 그의 신하들이 읽을 수 없을 정도로 높은 곳에 게시했다....그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라는 것에 우리 모두 동의할 수 있습니다.

   시민들이 볼 수 없는 세법에 대하여 어떻게 준수할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누가 그런 상황에서 세무 공무원의 권력 행사를 좋게 평가할 수 있겠습니까?

   내국세법(Internal Revenue Code)은 시간과 인내심을 가지고 모든

사람이 해당 법조문을 자세히 검토할 수 있기 때문에 어떤 의미에서는 문제를

개선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 Jeffrey Stuart Sutton (1960년생), 미국 제6순회 항소법원 판사(2003~2021) 및

     수석판사(2021년 이후), 오하이오주 제2대 법무장관(1995~1998)

  출처 : 미국 제6순회 항소법원 2017.2.16. 선고 Summa Holdings, Inc. v. Commr.,

           No. 16-1712 (6th Cir. 2017) 사건 판결

<해설>

   2017년 2월 미국 제6순회 항소법원은 오랫동안 원문 중심의 내국세법(Internal

Revenue Code)을 가려온 무정형(無定型)의 법리적 개념인 "형식에 우선하는 실질

과세원칙(the substance-over-form doctrine)에 초점을 맞추어, 이 사건에서 만큼은

실질과세보다 법조문의 원문에 충실한 형식 우선과세에 따라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그 의견은 로마 제3대 황제 칼리굴라(Caligula, 본명은 Gaius Julius Caesar

Augustus Germanicus, AD 12~41)에 대한 주의를 끄는 언급으로 이어지고, 형식

보다 우선하는 실질과세원칙의 역할(및 한계)에 대해 심각한 질문을 제기하는

설득력있는 비판으로 조세이론상 보석과 같은 판결로 평가할 수 있다.

   제6순회 항소법원 제프리 서튼(Jeffrey Sutton) 판사는 이 판결의 서두에서, 로마

시대 역사가 수에토니우스(Gaius Suetonius Tranquillus)의 저서 “12명의 로마황제”

(The Twelve Caesars)에 나오는 세금 이야기로, 칼리굴라(Caligula)는 세법을 너무

높은 위치에 매우 작은 활자체로 게시하여 신하와 백성들이 세법을 알아볼 수

없도록 하고 이를 준수하도록 강요한 것을 빗대어 “백성들이 알아볼 수 없는 세법에

어떻게 순응할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그 상황에서 세금 징수원의 권력 행사를

어떻게 평가할 수 있습니까?” 라는 반문으로 시작하여, “오늘날의 IRS는 칼리굴라

(Caligula)의 시대와는 달리 시민들에게 잘 알려진 법에 따라서만 처벌할 수 있다.”

라고 판시하여, 인쇄된 세법의 원문대로 완전히 준수한 일련의 원고(납세자)에 대한

구제를 거부한 국세청의 과세처분을 뒤집고 원고의 승소판결을 내렸다.

   이 사건에서 다행스럽게도 베넨손(Benensons) 가족은 복잡한 세법 조문에서

세금을 낮출 수 있는 방법을 이해할 시간과 인내심(및 돈)이 있었기 때문에 소송

에서, 조세 전문변호사의 지원을 받아 합법적인 조세회피(tax avoidance) 수단으로

납세자에게 유리한 Roth IRA(퇴직시 비과세 개인 퇴직 계좌)와주1) DISC(해외 판매

하는 국내법인, a domestic international sales corporation)주2) 라는 의회에서 승인된

2가지 절세 장치의 결합 사용을 불허하기로 한 국세청장의 결정에 문제를 제기하여,

이른바 ‘형식에 우선하는 실질과세원칙’ (substance-over-form doctrine) 적용에

제동을 걸었으며 베넨손(Benensons) 가족은 승소할 수 있었다.

   조세전문 변호사의 권유에 따라 베넨손(Benensons) 가족은 의회에서 혁신적으로

마련한 DISC를 사용하여 가족 소유기업의 모회사인 Summa Holdings, Inc.(주주

James Benenson, Jr. 23.18%, James Benenson III 및 Clement Benenson Trust

76.05%)에서 아들의 Roth IRA 개인 퇴직 계좌로 돈을 이체한 것에 대하여,

국세청은 베넨손(Benensons) 가족이 관련 조항을 준수했다는 것과 관련 조항의

목적이 세금을 낮추는 것임을 인정했으나, 그러나 이러한 거래의 효과가

Roth IRA에 대한 보험료 한도를 회피하는 것이라고 추정하고, ‘형식에 우선하는

실질과세원칙’을 적용하여 거래를 슘마 홀딩스(Summa Holdings)에서 베넨손

(Benensons) 가족으로의 배당금으로 재특성화한(recharacterize)주3) 후 당연히

Roth IRA 초과 보험료 부분에 대하여는 과세해야 한다는 결론을 냈다.

   미국 제6순회 항소법원은 “‘형식에 우선하는 실질과세원칙’이란 용어는,

국세청장이 여기에서 사용했지만, 최소한 이 사건에서는 잠시 그 적용을 멈춰야

한다. 정부가 법령의 요건에 따라 명시적으로 인정한 거래를 망쳐버린다면, 정부가

납세자에게 이러한 조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놓고 세무 공무원으로 하여금

이러한 조건에 접근한 절세를 거부하게 하는 것이 과연 공정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법률에 관한 한 ‘형식’(Form)은 ‘실질’(substance)이다. 법률의 용어(그 형식)는

그 법률의 내용 (그 실질)을 결정한다. 그렇다면 세무 공무원이 순서를 뒤바꾸어

법률의 실질내용을 먼저 결정한 후 그것이 법률의 성문 형식을 ‘지배하도록’ 허용

하고 그것을 ‘원칙’이라고 부른다면 매우 이상하게 보일 것이다.”

“밝혀진 바와 같이, 국세청장은 ‘형식’(Form)과 ‘실질’(substance)을 뒤집을 만한

그러한 포괄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리고 법원도 마찬가지이다.

슘마 홀딩스(Summa Holdings)는 의회가 승인한 목적(조세 회피)을 위해 DISC

및 Roth IRA를 사용했기 때문에 국세청장은 그러한 거래를 재특성화할

(recharacterizing) 근거가 없었고 법의 적용을 재특성화할 근거도 없었다.” 라고

판시하여, 제6순회 항소법원은 이 사건에서는 실질과세보다 법문에 충실한 형식에

의한 과세가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취지에서 베넨손(Benensons) 가족의 손을 들어

주었다.

   조세법원은 국세청의 과세결정을 지지했으나, 미국 제6순회 항소법원은 이를

뒤집어 파기환송한 것이다.

   주1) Roth IRA(Individual Retire Account)는 퇴직 시 비과세 혜택을 제공하는

        개인 퇴직 계좌로, Roth IRA 규정에 따르면 계좌를 5년 동안 소유하고

        59½세 이상이면 원할 때 돈을 인출할 수 있으며, Roth IRA에 들어가는 돈에

        대해 세금을 내고 이후의 모든 인출에 대하여는 연방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주2) DISC(해외 판매하는 국내법인, a domestic international sales corporation)은

        미국 세법상 고유한 소득세 감면제도로, 1971년 미 의회는 수출을 장려하기

       위하여 미국산 상품의 수출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제도를 미국 세법에 도입

       하였다. 도입초기에는 세금 혜택을 받는 실체가 없는 법인(a shell entity)인

        DISC를 통해 이루어졌으나, 오늘날 DISC의 주주는 미국산 상품의 수출로

        인한 적격 소득에 대해 감면된 소득세율을 계속 적용받고 있다.

        수출업자는 DISC와 계약을 체결하고 수출업자는 총 수입의 최대 4% 또는

        적격 수출 순이익의 50%까지 DISC에 수수료를 지불함으로써 법인 소득세를

        회피할 수 있다. DISC는 수수료 수입(최대 $10,000,000)에 대해 세금을 내지

        않으며, DISC 주주는 배당금 및 미배당 소득에 대해 세금 감면 혜택을 받는다.

   주3) 재특성화(recharacterize)는 ‘재구성화’로 불리기도 하며, 일반적으로 기존

       IRA에서 Roth IRA로 또는 그 반대로 자금을 이동하는 것으로 ‘갈아타기’ 하는

       전략이다.

       IRA에 대한 기여금은 다른 IRA에 대한 기여금으로 다시 재특성화하는 전략이

       허용되며 Roth IRA 기여금을 기존 IRA 기여금으로 또는 그 반대로 재특성화할

       수 있다.

       Roth IRA 전환은 전통적인 IRA로 재특성화(또는 취소)할 수 있으나,

       이 전략은 「감세 및 일자리법」(the Tax Cuts and Jobs Act)에 따라 더 이상

       허용되지 아니하여, Roth IRA 전환을 수행하면 영구적이고 취소할 수 없는

      이동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