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 시선을 분산시키는 ‘빵과 서커스’ ☆

   ‘빵과 서커스’(Bread and Circuses)는 치료법이 없는 치명적인 질병

으로 민주주의의 암적 존재이다.

   민주주의는 처음에는 아름답게 작동하는 경우가 많지만, 생산자이든 또는 

기생충이든 일단 국가가 선거권(the franchise)을 단순 작업밖에 할 줄 모르는 

모든 노동자(warm body)에게까지 확대하고 나면, 그 날부터 국가의 종말이 

시작된다.

   시민들은 스스로 국가가 국민의 불만 등을 돌리기 위해 제공하는

‘빵과 구경거리’(Bread and Circuses)를 제한없이 선택할 수 있다는 것과 

정치 단체의 생산적인 구성원들도 이러한 시민들을 막을 수는 없다는 것을

발견할 때까지 또는 국가가 과다출혈로 약화된 상태에서 침입한 야만인들

(an invader—the barbarians)에게 굴복할 때까지는 시민들은 

‘빵과 서커스’(Bread and Circuses)를 제한없이 선택할 것이다.

   - Robert A. Heinlein (1907~1988), 미국의 공상과학소설 작가, ‘공상과학소설의 

      대가’로 불리며, 하인라인( Heinlein)은 애시모프(Isaac Asimov, 1920~1992),

     밴 보트(A. E. van Vogt, 1912~2000)와 함께 과학소설의 ‘3대 작가’로 불리고 

      있으며, 그 장르에서 영향력있고 논쟁의 대상이 되는 작가이기도 하다.

  출처 : Robert A. Heinlein 공상과학소설 「To Sail Beyond the Sunset」 (1987) 223p

<해설>

   옥스퍼드(Oxford) 사전에서 ‘빵과 서커스’(Bread and Circuses)는 “정치와 

사회라는 더 중요한 사업에서 인구나 집단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한 관중 

스포츠와 대중 공연의 잠재력을 가리키는 용어”라고 정의하고 있어, 사치스러운 

오락으로서 불만을 진정시키거나 불만의 근원으로부터 시선을 다른 것으로 돌리기 

위한 편리한 수단으로 제공되는 것이다.

   ‘빵과 서커스’(Bread and Circuses) 개념은 단순한 회유 수단에 대한 은유법으로, 

사람들은 배가 가득차고 구경거리로 마음이 산만해지면 쉽게 속상해하지 않는다는 

논리에 따라, 사람들이 규정된 시민의 의무에 결집되어야 할 때, 모범적이거나 

우수한 공공 서비스나 공공 정책을 통해서가 아니라, 무료 음식과 오락으로 단순한 

만족을 제공함으로써 민심을 진정시켜 무능한 폭군이 권력을 장악하고 이를 유지

하기 위한 수단을 정책에 반영한 것으로, ‘빵과 서커스’(panem et circenses)를 의미

하는 라틴어로 풍자적인 로마 시인 유베날(Juvenal)에 의해 고대 로마 사회의 

세태를 풍자하기 위해 처음 사용되었다.

   유베날(Juvenal)은 권력자로부터 무상으로 주어지는 ‘빵’(Bread)과 ‘서커스

’(Circuses)에 의해 로마 시민은 ‘정치적 장님’이 되었다고 지적했다.

   당시 로마 정치가들의 생각은 간단했다. 로마 시민들이 완전한 인간이 되는 것을 

막을 목적으로 향락적인 문화와 오락 기회(서커스)가 넘쳐나면서 사람들은 

멍해지고 일하려는 의욕과 생각하는 기능이 미역해지고 창의적이지 못하게 되어, 

결국 사람들의 정신과 마음을 약화시킨 로마 지도자들은 그들의 힘과 통제력을 

강화할 수 있었다.

   ‘빵과 서커스’(Bread and Circuses)의 개념을 현대적 의미로 보면 “뛰어난 공공 

서비스와 효과적이고 건전한 공공정책을 통해서 기분 전환 및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포퓰리스트 복지 프로그램’(populist welfare programs)을 통해 정책실패의 

책임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 정권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악용하면서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했으며, 좌파 정치인들이 정치적 전략으로 자주 이용하는 수단이다.

   실제로 제1차 세계대전후 독일 화폐의 붕괴로 독일 사람들은 빵, 잼, 및 기타 

물품을 서커스 티켓으로 교환하여 음식과 오락으로 즐기면서 정부에 대한 불만을 

잠재운 사례와, 19세기와 20세기 초 프랑코 독재정권하에서 스페인 사회에 만연한 ‘

빵과 황소’(Bread and Bulls, pan y toros)의 현상, 1980년대초 한국의 프로야구의

 탄생과 남미에서의 프로 축구의 탄생에서 보았듯이 실패한 정책으로부터 민심을 

달래고 성난 국민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오락과 스포츠가 계산된 전형적인 

‘정치 전략’(political strategies)으로 이용되고 있다.

   현대에서 ‘빵과 서커스’(Bread and Circuses)의 표현은 더 이상 시민의 미덕과 

공적인 삶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대중을 비웃는 용어가 되었다. 좌파와 우파를 막론

하고 정치적 스펙트럼을 가로질러 많은 사람들에게 그것은 몰락 이전에 로마 

제국을 정의했던 사소함과 경박함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