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납세의무에서 도덕적 의무와 법적 의무☆
납세자는 사업상 거래(transaction)가 합법적인 사업 목적(legitimate
business purpose)을 가지고 있는 한, 굳이 세금이 극대화되도록
그러한 문제를 조정할 필요는 없다.
- Cornelius G. Kennedy(1923~2014), 미국의 제6 순회 항소법원 판사로,
1975년과 1981년 두 차례 연방 대법관 여성 후보에 올랐으나 임명되지는
못했다.
출처 : 미국 제6 순회법원 항소심 1992.4.20. 선고 The PROCTER & GAMBLE
COMPANY v. COMMISSIONER OF INTERNAL REVENUE, 961 F.2d 1255
(6th Cir. 1992) 사건 판결문
<해 설>
“세금을 더 내야 할 도덕적 의무가 있느냐?” 라는 주제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이 문제는 2012년 스타벅스(Starbucks)가 영국 전역에 884개의 매장을 10년
넘게 운영했음에도 불구하고, 영국에서 얼마나 적은 법인세를 내는 지에 대한
대중의 분노가 컸고, 일부 사람들은 불매운동을 벌이겠다는 항의가 있은 후,
스타벅스는 자발적으로 영국에 법인세를 납부하기로 결정하면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 회사는 영국에서 14년 동안 거래하면서 법인세로 860만 파운드를 납부
했으며, 2011 년 영국에서의 매출이 거의 4억 파운드에 이르렀음에도 지난 3년
동안 세금은 전혀 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스타벅스는 구글, 아마존과 함께 영국 정치인들로부터 영국에 세금을
전혀 내지 않았다는 이유로 강력한 비난을 받아왔다. 이로 인해 영국에서
스타벅스의 사업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소비자 항의가 발생했고,
스타벅스(Starbucks UK)는 "회사의 이익 발생 여부에 관계없이 향후 2013년과
2014년에 나누어 2,000만 파운드의 세금을 추가로 자진납부하겠다" 라고 발표
했다.
스타벅스의 소위 자발적인 세금 납부는 법인세 회피에 대한 대중의 분노에
대응하는 홍보 제스처로 볼 수 있다.
스타벅스는 사업의 성격상 대중에게 취약하지만, 구글과 아마존은 스타벅스
처럼 소매업이 아니기 때문에 법적으로 세금을 더 납부하는 것을 거부하였다.
물론 스타벅스는 영국의 세무신고에서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지만, 일반 대중과 정치인들은 다국적 기업의 조세회피 전략을 위법행위로
보고 반대했다.
심지어 놀란만한 일도 아니지만, 보수적이며 철저한 기업 이익의 옹호자로
알려진 당시 영국의 재무부장관 조지 오스본(George Osborne)조차도 조세회피를
“도덕적으로 비위에 거슬리는 행위”(morally repugnant) 라고 말했다.
1936년 영국 대법원 톰린(Thomas James Chesshyre Tomlin) 대법관은
웨스트민스터 공작 사건에서 “모든 사람은 적법한 법령에 따라 부과되는 세금이
법령에 따르지 않은 경우보다 적게 되도록 상황을 조정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할
자격이 있다.” 고 판결하였다.[IRC v. Duke of Westminster (1936) A.C. 1;[1]
19 TC 490]
영국에서 확립된 기본원칙은 미국에서도 똑같이 적용되었다. 미국의 항소법원
판사이면서도 어느 대법관보다도 많은 우수한 판례를 만들어 낸 러니드 핸드
(Learned Hand) 판사는 1934년 선고한 순회 항소법원 항소심 판결에서,
“사람은 누구나 세금을 가능한 한 적게 내려고 사건을 조정할 수 있다. ; 정부에
최고로 세금을 많이 내는 본보기를 선택할 의무가 없으며, 어느 누구도 법에서
정한 그 이상으로 더 많은 세금을 납부할 ‘애국적 의무’(patriotic duty)가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라고 판결하였다[제2순회 항소법원 1934.3.19.선고,
Gregory v. Helvering, 69 F.2d 809, 810 (2d Cir. 1934)]
그리고 또 다른 사건인 1947년 순회법원 항소심 판결에서 러니드 핸드
(Learned Hand) 판사는 반대의견으로 “어느 누구도 법에서 정한 그 이상으로
더 많은 세금을 납부할 ‘공적인 의무’(public duty)가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라고 판결하였다.[제2순회 항소법원 1947.2.20.선고, Commissioner of Internal
Revenue v. Newman, 159 F.2d 848, 851 (2d Cir. 1947) 판결]
1992.4.20. 선고한 판결에서 미국의 제6순회 항소법원 케네디(Cornelio G.
Kennedy) 판사도 “납세자는 사업상 거래(transaction)가 합법적인 사업 목적
(legitimate business purpose)을 가지고 있는 한, 굳이 세금이 극대화되도록 그러한
문제를 조정할 필요는 없다.” 라고 기존의 판례에서 나온 기본원칙을 고수하였다.
세금을 합법적으로 최소화하는 납세자들에 대하여 어떻게 든 도덕적으로
의심스러운 행동에 관여하고 있다는 정치인의 발언은 정치적 고려에 의한
것으로, 납세자가 합법적으로 납부하거나 합법적으로 회피하는 세금은 도덕적
문제가 아니다. 세금을 합법적으로 최소화하는 것은 부도덕하지 않다.
스타벅스(Starbucks Corporation)는 세계에서 가장 큰 다국적 커피 전문점으로
2020년 9월 현재 79개국에 총 32,660개(미국 15,041개, 중국 5,000개, 캐나다
2,359개, 일본 1,415개, 대한민국 1,080개, 영국 884개, 독일 161개, 프랑스
121개, 러시아 112 (중단), 이탈리아 17개 등) 이상의 매점을 운영하고 있다.
영국보다 더 많은 스타벅스 매장을 운영하는 한국에서 정부 또는 일반 시민이
다국적 기업 스타벅스를 상대로 우리나라에 납부해야 할 세금에 대하여 영국처럼
강력하게 대처할 수 있을 지는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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