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상(還上) 징수기한 유예조치 ☆
근래 각도의 관리들이 환상(還上) 바치기를 독촉할 때에 지나치게 각박
하게 하니, 이로 인하여 빈민들이 혹은 전택(田宅)을 다 팔아서 갚는 사람도
있고, 혹은 문을 닫고 도피하는 사람도 있으며, 그 포탈(逋脫)한 조세는
그 족친(族親)과 이웃 사람에게 징수하고, 또 그 전지를 경작하는 사람을
찾아서 이를 징수하고, 만약 사천(私賤)이 도망하여 숨으면 그 주인의
저장된 곡식을 강점하여 빼앗으니, 백성들의 원망이 더욱 심하도다.
내가 이를 듣고 불쌍히 여겨 마땅히 신속하게 방안을 도모해야 되겠다.
더군다나 지난 해에 백성 한 사람이 바치지 않은 조세가 거의 70석이나
되는데, 이보다 먼저 관리들이 태만하여 바치지 않게 하였다가 지금에
와서 기일을 정하여 다 징수하게 되니, 실로 형세가 어렵게 되었다.
그 부유한 민호(民戶) 이외에 쇠잔(衰殘)한 민호는 잠정적으로 징납함을
정지시켜 그 생업을 구휼하고, 이미 팔아버린(放賣) 전지와 굶주려 팔아
버린 전지는 그 주인에게 돌려주고, 추수기를 기다려 이를 갚게 하여
직업을 잃는 일이 없게 하라."
- 세종대왕(1397~1450), 조선조 제4대 왕
출처 : 조선왕조실록 [태백산고본] 24책 75권 24장(1436년, 세종 18년 12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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