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무죄 무전유죄(有錢無罪無錢有罪)라는 말은 1988년 10월 서울에서
인질극을 벌인 탈주범이 언론 인터뷰에서 사용하면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우리나라 헌법 제11조는 “모든 국민은 법 앞에서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
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라고 정하고 있지만, 이 규정대로
지켜지기는 쉽지 않다.
아일랜드의 극작가, 소설가, 수필가, 웅변가인 버나드 쇼(George Bernard
Shaw, 1856~1950)는 그의 저서 “여성을 위한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입문”
(The Intelligent Woman’s Guide to Socialism and Capitalism, 1928)에서
“우리에게는 부자를 위한 법과 가난한 자를 위한 법이 따로 있다”
(It is a common saying with us that there is one law for the rich and another
for the poor) 라고 말하면서, 부유한 수감자는 유명한 법정 변호사와
계약하면서 많은 돈을 쓸 수 있어 호의적이다. 뇌물을 주거나 협박하는 증인,
가능한 모든 형태의 항소 및 지연 방법을 쓰는 부자들의 사례와,
수 백만 파운드를 쓸 수 있었다면 석방될 수도 있었던 빈곤층의 사형수들을
지적하였다.
영국의 대법관 토마스(Roger John Laugharne Thomas, 1947년 생)도
2014. 12. 6. 법정에서 억만장자가 산림법 위반으로 450,000 파운드의 벌금을
내지 않는 것에 대하여, 이 나라에는 “부자를 위한 법이 있고, 가난한 자를
위한 법이 따로 있다”(One law for the rich and another for the poor)고 있다고
개탄하면서 법 위반자를 질타했다.
영국의 소설가 테리 프라쳇(Terry Pratchett, 1948~2015)은 그의 소설
「점토 발’(Feet Of Clay, 2009)에서 “법을 만들거나 고질적인 무법자에게는
법이 없다”(There was no law for those who made the law, and no law for
the incorrigibly lawless) 라고 법망을 교묘하게 빠져 나가는 사람을 대상으로
불평등과 불공정을 지적하였다.
서양의 속담에 “죄는 부자가 짓고 벌은 가난한 사람이 받는다.”
(The rich man transgresses the law, and the poor man is punished) 라는 옛
속어가 있다.
이를 전지전능(全知全能)한 것은 돈 뿐이다(All mighty is the dollar)로 다른 말로
표현하기도 한다. ‘전지전능한 돈’(The Almighty Dollar)이란 용어는 오지
오스본(Ozzy Osbourne)의 앨범에 수록된 노래 ‘검은 비’(Black Rain, 2007)의
가사에 들어 있는 말로, 사람들은 지구 온난화와 오염과 같은 문제로 눈을
멀게 되고, 돈과 탐욕이 지구를 파괴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내용이다.
이처럼 부유한 사람들은 범죄를 저지르고도 형벌없이 도망갈 수 있지만,
보통 가난한 사람들은 처벌을 받는다거나, 부유층 사람들이 세금을 내지 않고
곤경에 처하게 되는 것을 피할 수 있고, 가난한 사람들만 세금을 내지 않으면
처벌된다면 공정하지 못한 것이다. 그래서 부자를 위한 법과 가난한 자를 위한
법을 따로 두어서는 안된다.
우리도 “올바른 것은 어느 누구도 억울하게 만들지 않는다”(Right wrongs
no man)는 말처럼 법과 정의가 바로 선 사회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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