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위스 은행의 비밀 계좌 ☆

   오늘날 스위스 은행 고객의 대다수는 유럽인이며, 대부분의 경우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Virgin Islands)에 소재한 신탁 및 가공법인(shell corporations)을

통해 그들의 자산을 관리하며, 이들은 ‘번호만을 등록하는 은행계좌’

(numbered accounts)로서 동일한 수준의 익명성을 제공한다.

    - Gabriel Zucman(1986년생), 프랑스 경제학자로 현재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

      골드만 공공정책대학원의 공공 정책 및 경제학 부교수, 그의 저서 “숨겨진

     국부론: 조세 피난처의 재앙”(The Hidden Wealth of Nations: The Scourge of

     Tax Havens, 2015)은 조세피난처에 대한 연구로 유명하다. 2018년에 주크만은

     탈세 및 회피와 그 경제적 결과에 대한 연구를 인정받아 「경제학자 모임」

     (Cercle des économists, 프랑스 싱크탱크)과 르몽드지(Le Monde)가 수여하는

     프랑스 최고의 젊은 경제학자상을 수상 했다.

   출처 : Gabriel Zucman 저서 “The Hidden Wealth of Nations: The Scourge of

            Tax Havens”, 33p

<해설>

   농담으로 007 James Bond 시리즈 스파이 영화제목을 딴 ‘Goldfinger 계좌’ 라고도

하는 번호가 붙은 스위스 은행 계좌는 비밀계좌로 알려져 있으며, 계좌 소유자와

소수의 은행 직원만 알고 있는 코드를 사용하여 식별하고 있어, 대중 문화와 은행

세계에서 거의 신화에 가까운 위치에 있다.

   많은 할리우드 영화와 수많은 범죄 소설에서 번호가 매겨진 스위스 은행 계좌의

역할은 이러한 유형의 계정을 둘러싼 신화를 부추겼다.

  사실, 스위스 은행에서 제공하는 번호로 통하는 계좌는 고액 순자산가(High Net

Worth Individuals, HNWIs)를 대상으로 개인이나 법인의 이름이 아닌 번호가 붙어

고객의 이름 대신 사용되며 거래 기록에서 고객의 이름이 표시되는 모든 곳에

나타난다.

  그렇다고 하여 번호가 매겨진 은행계좌는 어떤 경우에도 익명 계정으로 처리되는

것은 아니다. 스위스 은행은 ‘KYC(know your customer)’주) 제도 규정에 따라 고객을

정확하게 식별해야 하기 때문에, 거래에 관련된 모든 제3자 및 하위 직원과 은행

정보를 공유하는 대신 계좌 소유자의 이름은 극소수의 선택된 은행 직원에게만

공유하는 철저한 비밀계좌로 1910년대부터 이용되어 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번호가 매겨진 계정은 스위스에서 완전히 합법이며 스위스 은행 시스템은 스위스

번호가 지정된 은행 계좌 간의 거래를 관리하도록 설정되어 있다. 그러나 스위스

은행이 대신하여 국제 거래를 수행할 때 민감한 개인 정보를 공유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번호가 매겨진 은행 계좌를 사용할 수 있는 국가는 안도라, 오스트리아, 키프로스,

지섬, 리히텐슈타인, 룩셈부르크, 모나코, 산 마리노, 스위스, 케이맨 제도, 벨리즈,

파나마, 두바이, 홍콩, 레바논, 싱가포르, 라이베리아 등 조세 피난처로 거론되는

국가 또는 지역이다.

   스위스 번호 계좌는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번호 계좌 중 하나로, 스위스 은행은

번호가 매겨진 은행 계좌 개설에 대한 고객의 요청을 거부할 권리가 있다. 예를 들어,

행은 그 사람이 정치적 성향이 있다고 판단되어 은행에 평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경우 또는 은행이 고객의 자금 출처를 확신하지 못하는 경우 은행은 그러한

고객과의 관계 시작을 거부할 수 있다. 특히, 사기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들은

번호가 매겨진 은행 계좌를 개설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

  다만, 번호가 매겨진 계좌의 수수료는 일반 개인 계좌(private accounts)보다 보다

훨씬 더 비싸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일반 개인 계좌(private accounts)의 연간 수수료는 0에서 200프랑 사이이지만,

스위스 은행의 번호가 매겨진 계좌에 대한 연간 수수료는 연간 최대 1,000 스위스

프랑(약 1,000달러)이다.

   부자들 세계에서 아름아름 이용되어온 스위스 비밀계좌도 OECD 등 국제기구의

금융 투명성 요구, 미국의 「해외 금융자산 신고법」(FATCA, Foreign Account Tax

Compliance Act)의 도입, IRS의 외국 은행 및 해외 금융 계좌신고(FBAR, Report

of Foreign Bank and Financial Accounts) 제도 도입, 미국 정부의 조치에 따른

다양한 기타 도구(예: 헤이그 협약, 글로벌 집행 이니셔티브 등)에 대한 새로운

관심이 높아지면서 그 이용도가 급격히 줄어들게 되었다.

   2010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해외 금융자산 신고법」(FATCA)은 전

세계 은행의 개인 정보에 대한 투명성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알렸다.

   FATCA는 모든 미국 시민, 영주권 소지자 및 기타 미국 사람들이 세금상의 이유로

모든 외국 은행 계좌 및 기타 비미국인의 금융자산 보유사실을 IRS에 신고 하도록

하는 메커니즘으로 만들어져, 그 영향은 종종 예상치 못한 결과를 초래하는

전 세계의 미국인과 미국인이 아닌 사람 모두에게 영향을 미쳤다.

   스위스 금융 부문은 추적시스템이 철저한 미국에 백기를 흔들며, 그곳에서

은행을 운영하는 모든 미국인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는 데 동의했다. 따라서

돈세탁을 막으려는 국제적인 노력의 일환으로 ‘은행 비밀의 시대’는 끝났으며,

번호가 매겨진 계정은 과거의 일이 되었지만, 아직도 익명의 번호가 붙은 은행 비밀

계좌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참조

   ① moneyland.ch - ACCOUNTS & CARDS “Opening a Numbered Bank Account

        in Switzerland”

   ② FiFi Finance “What is a Numbered Bank Accou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