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맡은 사건에서 보면 소득세법과 같은 법령의 용어들은 내 눈앞에서
무의미한 행렬(meaningless procession)로 춤을 추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상호 참조에 대한 상호 참조’, ‘예외에 대한 예외’를 규정한 법령은 몇가지
아주 중요한 사안에 대한 혼란스러운 의식이 내마음속에서 떠올리지 않도록
붙잡을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할 수 없을 정도로 추상적인 용어로 표현되어
있다.
법령속에 성공적으로 숨겨져 있지만, 그 취지를 도출하는 것이 법관인
나의 의무이며, 내 권한내에 있지만, 가장 힘든 시간을 들여야만 도출할
수 있는 것이다. ... 법령의 대부분은 이제는 가늠하기도 어렵게 되었고,
앞으로 점점 더 많아질 것이다. ; 왜냐하면 우리가 점점 더 상세하게 규정
해야 할 한 규제 시대에 접어 들고 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기 때문에,
이러한 환상적인 미로를 통해 경로를 위한 통로를 꿰뚫는 것은 법관의
의무일 것이다.
- Billings Learned Hand(1872~1961),
미국의 법철학자로 제2순회 항소법원 판사(1924~1948), 수석판사(1948~1951)
및 법원장(1951~1961), 뉴욕 남부지방법원 판사(1909~1924), Learned Hand
판사는 연방대법원 대법관을 거치지 않은 하급법원 판사였지만, 조세법률주의에
관한 판례등 우수한 판례를 많이 남긴 법관으로 유명하며, 그의 판결문은
법학자와 연방 대법원에서 자주 인용될 정도로 가장 영향력 있는 판사 중의
한 명이다.
출처 : 1944.5.21. Billings Learned Hand 연설 “The Spirit of Liberty” -
“ I Am an American Day”( Central Park, New York City)
<해 설>
세법을 입법할 때에 다른 법령의 조문을 인용하거나 같은 법령내에서 상호인용
하는 사례는 무수히 많으며, 예외에 대한 예외, 부정에 대한 부정으로 구성된
경우에 법전의 앞뒤로 수없이 왔다 갔다하면서 조문을 찾고 그 내용을 완전히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세법이 복잡하고 전문가 조차 이해하기 어렵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2007년 USA 투데이(USA Today)는 5명의 세금 ‘신고서작성대행전문가’(tax
preparers)주1)에게 동일한 일련의 사실을 제시하고 각자에게 소득세 신고서를
작성하도록 하는 매우 흥미로운 실험을 하였다. 5명의 ‘신고서작성대행전문가’는
세액 계산에서 각각 다른 5가지의 결과를 내놓았으며, 그들 중에 어느 누구도
그 결과가 정확하다는 것에 동의할 수 없었다.
1987년부터 1998년까지 머니 매거진(Money magazine)은 매년 ‘신고서작성대행
전문가’ 그룹에 어떤 사실을 제시하고 연구를 실시하였다. 1998년 보고서에는
46명의 신고서 작성대행전문가가 46가지의 다른 세금 결과를 내놓았으며, 동일한
사안에 대한 세금 부담액은 34,240 달러에서 68,912달러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계산되었다.
머니 매거진(Money magazine)은 ‘신고서작성대행전문가’ 중 어느 누구도 같은
결론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2006.4.4.자 보고서에서, 미국 회계감사원(GAO)은 자신들의 업무처리가 얼마나
정확했는지를 알아보기 위하여, 미국의 19개 유료 ‘신고서작성대행전문가’들에게
세금신고대행에 필요한 정보자료를 의뢰한 결과, 그들이 완성한 모든 신고서에는
오류가 포함되어 있었으며, 일부는 일반적인 공제를 간과하는 실수를 범했다.
그러나 이처럼 세법의 적용에 있어서 혼란스러워하는 하는 것은 ‘신고서작성
대행전문가’ 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 국세청(IRS)에 따르면 2002년 콜 센터에서
납세자들에게 제공한 응답 중 28%는 잘못된 답변을 했으며, 12%는 불완전한
답변을 했으며, 12%는 납세자들의 질문에 응답을 하지 아니하였다. 결국
납세자들은 그들 스스로 자신의 문제에 대한 해법을 연구해야만 하는 상황이
발생하였다.
2013년 오바마(Barack Hussein Obama) 대통령은 연두교서 연설에서
"미국 국민들은 중소기업들이 복잡하고 까다로운 서식을 작성하는 데 드는 시간을
줄임으로써, 사업을 더 많이 확장하고 더 많은 사람들을 고용하는 데 도움이 되는
세법을 보유하여야 한다. 즉 강력한 회계사를 둔 억만장자들이 조세시스템을 마음
대로 하지 못하고, 열심히 일하는 그들의 비서들보다 더 낮은 세율로 세금을
납부할 수 없음을 보장하는 세법주2); 일자리를 해외로 옮기는 기업에게
인센티브를 낮추는 세법, 미국에 남아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 및 제조업체에
대한 세율을 낮추는 세법을 보유하여야 한다.” 고 말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2009~2017) 재임기간중에 국민건강보험법(Obamacare)
등의 시행으로 연방세법이 67,506페이지에서 71,684페이지로 급증하면서 세법의
복잡성은 더욱 심화되었다.
주1) 세금 신고서작성대행전문가(tax preparers) 미국에서 개인 또는 기업을
위한 세금 신고서를 준비하고 작성하는 역할을 대행하는 전문가를 말한다.
주2) 워렌 버핏(Warren Buffett)의 주 소득원(所得源)인 대량 보유 주식등에서
나오는 자본이득에 대하여는 낮은 단일세율(15%, 20%)이 적용되는
반면에, 자기의 비서관 또는 자기회사 직원들의 근로소득에 대하여는
7단계(10%, 12%, 24%, 28%, 32%, 35%, 37%)의 누진세율이 적용되어,
자기보다 실효세율이 더 높다는 것을 워렌 버핏(Warren Buffett) 스스로
인정한 사실을 오바마 대통령이 인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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