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0.24. 프랑스 의회는 마크롱 정부가 제출한 2018년도 세제개편안을
통과시켰다. 이번 세제개편안은 ‘부유세’(wealth tax)로 여겨지는 연대세
(Impôt de solidarité sur la fortune, ISF)의 부과 대상을 대폭 축소
하고 자본이득에 대한 누진세를 폐지하는 내용이 담겨있어 ‘부자감세’(富者減稅)’
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프랑스의 부유세는 1989년 좌파 성향의 사회당 미테랑 전 대통령의 분배정책의
일환으로 도입되었다. 당시 프랑스 정부는 130만 유로(150만 달러)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개인에게 0.5%∼1.8％의 세율로 과세해왔으며, 프랑스의 자산가들과
기업들이 세금을 피해 줄줄이 벨기에 등 해외로 빠져나가자, 마크롱 대통령은
선거기간 중 프랑스 경제 회생을 위해 법인세 인하와 함께 부유세를 개편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주) 본래 부유세는 1965년에 OECD 회원국 중 9개국에서, 1996년에는
14개국에서 과세하여 왔으나, 2017년 현재 프랑스, 노르웨이, 스페인,
스위스 등 4개국만이(OECD 데이터에서 고유한 방식의 순부유세를 유지
하는 네덜란드와 이탈리아에는 제외함) 부유세 과세제도를 유지하고 있으나,
4개국의 2016년도 부유세 세수입이 전체 세수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46%(프랑스 0.48%, 노르웨이 1.13%, 스페인 0.54%, 스위스 3.70%)에
불과하다. (자료 : OECD Revenue Statistics Database)
에드워드 피에르 (Edouard Philippe) 프랑스 총리는 지난 15년 동안
프랑스를 떠난 부자들을 3,500억 유로 상당의 자산을 보유한 약 1만 명으로
추산했다. 실제로 프랑스의 배우·영화제작자 겸 기업인인 제라르 드파르디외
(Gérard Depardieu)는 프랑스의 부유세에 반발하고 2013년 러시아 국적을
취득하였으며, 프랑스에서 가장 부유한 뮬리에츠(Mulliez) 가족(백화점,
슈퍼마켓 그룹 Auchan의 소유자)은 400억 유로(2016년)의 재산 소유자로
프랑스 국경 근처의 벨기에 Nechin으로 이주하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2017.10.13. SPIEGEL-ONLINE과의 TV인터뷰에서
“나는 부자를 돕기 위해 부유세를 폐지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내 전임자는 부유
하고 성공한 부자들에 대해 높은 세율로 세금을 과세했지만, 그 부자들은 다른
나라로 떠났고 일자리는 줄어들었습니다.” 라고 말하면서 “기업없이는 일자리를
창출할 수 없다”는 개혁의지를 거듭 내비쳤다.
일부 사회당 의원들은 상징적으로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 고 반발
하면서, 마크롱을 ‘부자의 대통령’(president of the rich) 이라고 몰아
부쳤지만, 결국 친기업정책(親企業政策), 일자리 창출, 탈규제정책
(脫規制政策)에 우선순위를 둔 사회당 출신의 마크롱(Emmanuel Macron)
대통령의 경제개혁안이 받아들여졌다.
마크롱(Emmanuel Macron) 대통령도 미국의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법인과 부유층에 대한 세금을 인하했지만, 공기업을
민영화함과 동시에 공무원 감축과 재정적자 감축을 위한 지출경비 삭감을
포함하고 있으며, 이는 21세기 글로벌 경쟁에 프랑스 경제를 적응시키는
균형잡힌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세금을 감면한 것이라는 점에서, 공무원의
증원과 증세정책에 치중하는 우리나라의 정책입안자들도 다시금 생각해보아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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