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전(公田)과 사전(私田)의 수확 실태 검사 방법 ☆
공전(公田)과 사전(私田)註1의 수확 실태 현지 검사에 대하여 세종임금이 말하기를,
“공전(公田)과 사전(私田)은 다 나라의 땅이니, 수확 실태의 현지 검사에 다른 점이 있어서는 아니 되오.
내가 듣기로는, 옛날에는 공전(公田)의 현지 검사는 경차관(敬差官)註2에 맡겼기 때문에 허위(虛僞)와 소략(疏略)註3을 초래한 일이 많았고, 사전(私田)은 지주(地主)에게 맡겼기 때문에 모질고 박정한 사례가 많았다는 거요.
올해는 공전(公田)과 사전(私田)의 수확 실태의 현지 검사는 다 경차관에게 맡기고, 경차관이 떠날 때에 재삼 타일러서 실제와 꼭 맞는 검사를 하도록 힘쓰게 한다면야, 어찌 사전(私田)에서만 다 허위와 소략을 초래하게 되겠소.
하물며 주·현마다 위임관이 많지 않은데도, 오히려 맞지 않는 자가 생기는데, 전지(田地)를 받은 각품의 관원이 시키는 현지 검사하는 종들이야 어떻게 그들이 민폐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증하겠소.
만세를 두고 변치 않는 법을 만들려고 한다면, 경차관을 시켜서 현지 검사케 하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은 없을 것이오.
법을 세우고 제도를 정하는 것은 오랫동안 전하는 것을 필요로 하는 것이니 풍년과 흉년을 어찌 달리 보겠는가. 금년에 쌀이 귀한 것은 오로지 흉년이 든 까닭이오, 사전(私田)에서 걷은 조(租)의 소입(所入)이 적어서 그러한 것은 아니리라.”
하였다.
일을 아뢰는 신하들이 다 물러가자, 세종임금이 원숙註4에게 이르기를,
“지금 사헌부에서는 내자시(內資寺)註5의 손상 파괴된 물건들을 징수하려고 하는데, 만약에 깡그리 징수하자면, 이루 다 징수해 낼 수 없을 것이고, 죄 있는 자를 골라서 징발하려면, 손상과 파괴를 초래시킨 자가 누구인지 모르겠으니, 이 일을 장차 어떻게 처리 하여야 하오.”
하니, 원숙이 답하여 아뢰기를,
“전하께서 즉위하신 이래 자주 관대하신 은혜를 내리셨으며, 거기다 지난날의 관리들은 고의로 손상과 파괴를 초래시킨 것이 아니오니, 그 정상은 용서해 줄 만합니다.”
하니,
세종임금이 말하기를,
“깡그리 다 징수한다면, 무죄한 자가 반드시 거기에 끼어들게 될 것이니, 「무죄한 자들한테서까지」 다 징수할 바에야, 차라리 죄 있는 자한테서 징수하지 않느니만 못하오.
사헌부에 다 징수하지 말도록 시키시오.”
하였다.
- 조선왕조실록 세종 5권, 1년(1419 기해)
註1) 공전(公田)과 사전(私田) : 고려시대 전시과(田柴科)체제 이후 토지 국유(土地國有:公田制) 원칙아래
국가 재정과 직결되는 것으로, 그 토지의 수조권(收租權)을 국가나 관청이 보유한 토지를 공전(公田)이라
하였고, 문무 관원과 외방 군인에게 과전(科田)을 지급하여 수조권을 개인이 받아 행사하는 토지를
사전(私田)으로 구분하였다.
사전(私田)은 과전법에서 경작자로부터 결당(結當:1결은 약 3,000평) 수확의 1/10인 30두(斗)를
조(租)로 걷고, 국가에는 2두(斗)의 세(稅)를 바치게 되어 있었다 .
註2) 경차관(敬差官) : 조선시대 어떤 일이 생길 때마다 중앙 정부의 필요에 따라 특수 임무를 띠고 지방에 파견된 관직.
註3) 소략(疏略) : 일이 꼼꼼하지 못하고 엉성함
註4) 원숙(元肅) : 조선 초기의 문신으로 태종 때 판군자감사·우부대언·좌부대언 등을 역임하였고,
세종 때는 병조참의·지신사·사헌부 대사헌 등을 지내며 직언을 일삼았다.
註5) 내자시(內資寺) : 조선시대 종육품아문(從六品衙門)으로 궁중으로 공급되는 쌀‧국수‧술‧간장‧
기름‧꿀‧채소‧과일과 궁중연회, 직조(織造) 등의 일을 관장하는 관청으로 지금의 내자동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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