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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10-17 15:51
고디바 부인의 아름다운 용기
 글쓴이 : 대표세무사 조춘연
조회 : 8,046  
  ☆고디바 부인의 아름다운 용기☆
   영국 런던 근교에 위치한  코번트리(Covertry)  시내 대성당 앞 광장에  
머리를 길게 늘어뜨린 채 알몸으로 말을 타고 있는 여인 동상이 있다.
 
<Lady Godiva statue by Sir William Reid Dick unveiled at midday on 22 October 1949 in Broadgate, Coventry)
 
  전설에 의하면, 이 동상의 주인공은... 놀랍게도 11세기경, 코번트리시
머시아(Mercia)의 영주인 레오프릭(Leofric)백작의 부인이었던 고디바
(Godiva)이다.

  역사의 암흑기라고 불리던 중세 시대, 착한 심성을 가진 고디바는 1035년 경
16세의 나이로 코번트리 레오프릭 영주와 결혼하여 그의 아내가 되었다.주1
 
  폭군이었던 레오프릭과는 달리 고디바 부인은 선천적으로 어질고 착한
심성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백성들이 어렵게
살아가는 이유가 그들에게 부과된 과중한 세금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남편에게 세금을 대폭 감면해 줄 것을 간곡 하게 부탁했지만 일언지하에 거부
당했다.주2
 
  그러나 그녀가 백성들을 위해 귀부인의 자존심을 모두 버리고, 남편에게
여러 번 부탁하자, 영주는 나이 어린 아내의 요구를 물리칠 묘안을 짜내다가,
고디바 부인에게 ‘실오라기 하나도 걸치지 않은 알몸으로 말을 탄 채 마을을
한 바퀴 돌아오면 세금을 감면해 주겠다’는 황당한 조건을 제시한 것이다.
 
  레오프릭 영주는 자신의 몸매를 소중하게 여기고 겸손한 아내가 그런 일을
결코 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그러나... 고디바 부인은 사랑하는 자신의 백성들을 위해서라면 그런 
모욕쯤은 참아 낼 수 있다고 생각하고, 다음 날 아침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 말 위에 올라 거리로 나섰다.
  <Lady Godiva by John Collier, c. 1897>
  마을 사람들은 과중한 세금으로부터의 해방과 교회에 대한 박해를 중단하는
기적이 일어날 것이라고 믿었으며, 자신들을 위해 희생한 영주 부인의
애틋한 마음을 헤아려, 집의 창문을 걸어 잠그고 커튼을 친 다음 어느 누구도
밖을 내다보지 않았으며, 그 날의 일을 모두 비밀에 부쳤다.
  남편 아니 영주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고디바는 결국 백성들의 세금을
감면하는데  성공했고 그녀의 이야기는 전설로 남아 전해져 오고 있다.
 
  어느 누구도 밖을 내다보지 않았다는 전설과는 달리 고디바의 영웅적인
행동을 엿보는 한 사람이 있었는데, 그가 바로 재단사였던 '엿보는 톰’
(Peeping Tom)이라는 전설도 있다.주3
 
  여하튼 고디바의 '영웅적인 행위'로 레오프릭은 모든 납세자들의 과중한
세금을 감면해 주었으며, 종교에 대한 마음의 변환을 일으켜 자신과 그의
부인 고디바가 묻혀 있는 코번트리 베네딕토 수도원에 많은 헌금을 지원
했다고 한다(불행하게도 이 수도원의 흔적은 오래전에 사라졌다).
 
  18세기 이후 코번트리 마을은 고디바 부인의 전설을 관광 상품화 했고,
지금도 말을 탄 여인의 형상을 마을 및 코번트리시의 로고로 삼고 있다.
  그리고 1926년 벨기에 브뤼셀에서 고디바 부인의 전설을 기념하여 만든
고디바 쵸코릿은 오늘날 세계 3대 쵸코릿으로 유명하다.

  지금도 매년 코번트리 고디바 페스티벌(Coventry’s Godiva Festival)이
열리는 데, 2022년에도 9.2.부터 9.4.까지 전쟁기념공원(War Momorial
Park)에서 열렸다

    ※ 코번트리 고디바 페스티벌 홈페이지(http://www.godivafestival.com/)
 
<Lady Godiva, 1971 / Dali >
   출처 : Lady Godiva By Ben Johnson
      (http://www.historic-uk.com/CultureUK/Lady-Godiva/)
 
<주1> 고디바(Godiva)는 11세기 영국에서 살았던 앵글로 색슨족의 여성이었으나,
      언제 어디에서 태어났는지 불분명하며, 1035년 경 머시아의 레오프릭 
          영주와  결혼한 것으로 알려져 있을 뿐이고, 결혼 당시 고디바의 나이는 
          겨우 16세 였다고 전하고 있으나 역시 불확실하다.
      현재의 고디바(Godiva) 이름과 철자는 약간 다르지만, 고문서와 중세
      영국의 토지조사부(the Domesday survey)에 나타나는 고디바(Godiva)의
      고대 영어 이름은 Godgifu 또는 Godgyfu로, "하느님의 선물"(gift of 
    God)을 의미하며, 고디바(Godiva)는 라틴어 버전이다.
      12세기 말에 작성된 엘리 성당(Ely Abbey)의 역사에서, 고디바는 
      레오프릭 영주와 결혼할 때 그녀는 미망인이었다는 이야기로 나타난다.
      동명이인(同名異人)도 있을 수 있고, 전설로 전하여지는 이야기이므로
      진실은 알 수 없다. 다만, 중세 영국에서 세금이 백성에게 주는 고통이 어느
      정도 심했는지 짐작할 수 있는 이야기이며, 영국의 민주화혁명이 정치적인
      문제가 아니라 세금문제로 일어난 것이라는 것과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주 2> 영국에서 처음 세금이 부과된 것은 로마 제국에 의해 점령을 받을
      당시였으며, 로마가 무너지자 영국 색슨(the Saxon) 왕은 토지와 재산에
      대하여 데인겔트(Danegeld, 국방세로 991년 영국에서 침입자인 덴마크인
      들에게 바치기 위해 처음 부과한 조세)와 헤레겔트(Heregeld)라는 세금을
      부과하였다. 그 여파로 코번트리시의 영주인 레오프릭도 백성들에게 많은
      헤레겔트(Heregeld) 세금을 무자비히게 부과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주 3> 전해지는 다른 전설은 고디바의 영웅적인 행동을 유일하게 엿보는
      한 사람이 있었는 데, 그가 바로 재단사인 '엿보는 톰’(Peeping Tom)이었다.
    성적인 충동을 이기지 못하고 마을 사람들과의 약속을 무시한 톰의 무모한
      행동에 대한 ‘천국의 분노’(the wrath of Heaven)로 그의 눈을 멀게 했다는
      전설이 있다. 지금도 '엿보는 톰’, ‘이상한 나무 인형’의 동상을 코번트리
      대성당 레인 쇼핑센터에서 볼 수 있다. 이 인형의 눈은 빈 공백으로 되어
      있는 데,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페인트가 벗겨져 눈이 없어진 것이라고
      추측하는 연구자들도 있다.
 
<주 4> 전해 내려오는 관습과 상식을 깨는 정치 행동을 '고디바이즘'
       (godivaism)이라고 하는데 그 말이 당시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파격적인 역설논리로 시위했던 고디바의 이름을 딴 것이라고 한다.